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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쩜 그렇게 무바라크하니?(말귀를 못 알아 듣니)" 대통령 풍자 신조어 만발

이집트 반정부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이집트 네티즌들 사이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풍자하는 신조어와 유머가 유행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만든 신조어 '무바라크하다'는 ▶분명한 힌트를 줘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 ▶찰싹 달라붙어 있다 ▶의자에서 일어나려는데 엉덩이가 의자에 끼다 등의 뜻이다. 9일 CBS방송 등에 따르면 이런 유행은 이집트의 인터넷 사업가인 사미 투칸의 트위터로부터 시작됐다. 투칸은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름을 동사로 사용하면 어떤 뜻이 될까"라고 물었다. 이에 수많은 팔로어가 '눈치 없이 들러붙어 있다' 등의 답변을 달았다. 이는 "내가 물러나면 이집트에 혼란이 오기 때문에 다음 대선 때까지만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풍자한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에게 핀잔을 주면서 "너는 어쩜 그렇게 무바라크하니(말귀를 못 알아 듣니)" 이런 식이다. 카이로 시위 현장에서 눈에 띄는 피켓에도 풍자와 유머가 담겨 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떠나라. 원한다면 일단 떠난 다음에 이해해도 좋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타흐리르 광장에서 밤샘 농성 중이던 다른 참가자는 '텐트 안에서 자고 있을테니 무바라크가 물러나거든 깨워주세요'라는 낙서를 적어놓았다. '떠나라. 이제는 이발을 하고 싶다' '떠나라. 20일 전에 결혼했는데 아내가 보고 싶다'는 익살 가득한 글도 눈길을 끌었다.

2011-02-10

아흐마드 살라 '키파야 운동' 창시자 "시민 대표단 만들어 협상 나설 것"

"우리의 살 길은 민주주의뿐이다. 자발적으로 이렇게 몰려오는 시민들이 우리의 승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된 타흐리르 광장에서 9일 만난 시위 주도자 아흐마드 살라(Ahmad Salah.45.사진)는 시민들의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전날 광장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친 것에 대해 "패자의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마드는 2004년 '키파야 운동'(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여온 단체)을 결성한 공동 발기인이다. -이 시위에서 당신의 역할은. "지난달 25일 카이로 외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두행진을 벌인 뒤 시내 광장에 모이는 전략을 세웠다. 그 덕분에 세 규합에 성공해 사흘 뒤 중심부 타흐리르 광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일부 성급한 운동가들은 이에 따르지 않고 곧바로 내무부 청사 주변으로 몰려갔다가 곧바로 강제 해산됐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전국적인 시민조직을 만들고 있다. 며칠 전 이집트 북부의 나일 삼각주 지역 운동가들이 모여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400~500개 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의 대표를 뽑은 뒤 이들 중 20~25명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 이 지도부가 과도정부와 협상을 벌일 것이다." -시민 조직은 청년 운동가들이 주축인가. "키파야 운동 무슬림 형제단 4월6일 운동 등 모든 민주화 세력들이 총망라될 것이다." -당신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가. "이제 우리는 시민들에게 광장으로 나오라고 독려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이렇게 스스로 몰려오는데 어떻게 패배하겠는가." -언제쯤 승리할 것으로 생각하나.  "정부는 지금 이 광장에 모인 사람들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우리는 평화 시위를 계속 벌여나갈 것이고 결국 권력자들은 비참하게 쫓겨날 것이다." 카이로=이상언 특파원

2011-02-10

버티는 무바라크…이집트 엘리트들도 "키파야(더 이상은 안된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 사임을 공식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는 9월 대선때까지 대통령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 반정부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수도 카이로에는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자 그의 퇴진을 축하하고 시민혁명을 자축하기 위해 저녁 무렵부터 타흐리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가 기대 밖의 성명 내용을 확인하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그룹들은 11일 카이로 시내 6곳에서 개별적으로 집회를 연 뒤 각각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는 '100만 명 항의 시위'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시위 개시 이래 맞이하는 세번째 금요 기도회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실망한 시민들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집트 시위 사태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날 시위에는 전국의 노동조합 세력까지 가세해 이집트 전역에서 반정부시위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권 국가의 반정부시위에서 금요예배는 시위를 '혁명'으로 이끄는 불씨 역할을 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에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금요예배 때 모인 시민들의 시위를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렸다. 10일 카이로에서 열린 시위에는 의사.변호사.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이 대거 참여하는 등 이집트 반정부시위가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이날 카이로의 대형병원 의사 등 의료 관계자 3000명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에 가세했다. 카이로의 카스르 엘 아이니 병원의 의사 수백 명은 흰색 가운을 걸친 채 "동참하라 이집트인들이여"라는 구호를 외치며 병원에서 타흐리르 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변호사 등 법조인 수천 명도 대통령궁을 향해 행진했다. 이집트 주요 대학의 교수들도 7일부터 잇따라 성명을 내고 민주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평화적 시위를 계속해 달라고 청년과 대학생들에게 호소했다.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구글 현지 간부 와엘 고님(30)도 이날 "민주화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며 11일 시위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시위 격화 조짐에 이집트 정부는 군대를 동원한 강경진압을 경고해 대규모 유혈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일부에선 친위 쿠데타 설과 무바라크와 술레이만을 내치는 대신 군의 입지를 보장받기로 군 수뇌부가 합의했다는 설 등 군의 움직임과 관련한 각종 풍설이 나돌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조기 퇴진의 요구를 거부하고 9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강경 진압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시위 사태 이후 실세로 떠오른 술레이만 부통령은 10일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귀가와 일자리 복귀를 권고했다. 군 장성을 지낸 정보국장 출신인 술레이만 부통령은 지난 8일 현지 언론사 편집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 사태가 이어지면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집트 국민은 물론 전세계인의 기대를 저버리고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외부의 강권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현 체제가 거세지는 시민들의 퇴진 요구 속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신복례 기자

2011-02-10

무바라크, 즉각 사임 거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사진)은 10일 즉각적인 사임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등 이집트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을 통해 오는 9월까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 점진적인 권력이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어 헌법 조항 일부 수정을 제안하며, 치안상황이 안정되면 비상조치법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연설 내용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며, 비상계엄령 해제도 당장이 아닌 ‘조건부 해제’인데다 헌법 조항의 수정 약속도 새로운 게 아니어서 이집트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성지로 부상한 카이로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에 모인 시민 수십만 명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확인한 뒤 신발을 집어던지는 등 분노를 표출하며 즉각적인 퇴진을 거세게 요구했다.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그룹들은 11일 카이로 시내 6곳에서 개별적으로 집회를 연 뒤 각각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는 ‘100만 명 항의 시위’를 열 예정이다. 무슬림의 금요기도회가 열리는 이날 시위에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실망한 시민들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집트 시위 사태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민주화 시위가 전국 노동자들의 파업과 농민·도시빈민 봉기로 번지고 있어 이번 사태가 어떠한 결말로 끝을 맺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조기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9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강경 진압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시위 사태 이후 실세로 떠오른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귀가와 일자리 복귀를 권고했다. 최은무 기자 emchoi@koreadaily.com

2011-02-10

풀려난 이집트 구글 임원, 그의 '눈물'에 시위 재점화

이집트 반정부 시위 참여 중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난 구글 임원 와엘 고님(30)이 시위대에 다시 동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부상 시위 정국에 새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고님은 8일 시위대가 운집한 카이로 중심가 타흐리르(해방) 광장을 찾아 "우리의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 시위대의 환호와 갈채를 한몸에 받았다. 그는 감금 12일 만인 전날 석방됐다. 구글 중동ㆍ북아프리카 담당 임원인 그는 이번 시위 기간 숨진 이들을 추모하며 "나는 영웅이 아니며 순교한 이들이야말로 영웅"이라고 강조하고 이어 시위대와 함께 "무바라크 퇴진" 구호를 연창했다. 여야가 정치개혁 추진에 합의하는 등 혼란 수습에 나선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목소리가 소외됐다고 느끼던 시위대에게 "이번 시위는 이집트 젊은이들의 혁명"이라 외치는 고님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위 발생 이틀 후 실종됐다 극적으로 풀려난 그의 모습은 지도자 없이 동력을 잃고 지쳐가던 시위대에 '승리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석방 직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보인 눈물은 시위대를 다시 광장으로 이끌어냈다. 고님은 인터뷰 도중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숨지는 장면이 나오자 고개를 떨어뜨린 채 흐느꼈고 이어 "가야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스튜디오를 나갔다. 이 장면은 인터뷰를 지켜보던 많은 시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현재 페이스북에는 '나는 와엘을 이집트 혁명가들의 대변인으로 위임합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지가 개설돼 벌써 회원 13만명을 그러모았다.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영업을 중단한 상점들의 문과 광장 주변에 배치된 탱크 겉면에 스프레이로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로고를 그리기도 했다. 고님의 등장에 고무된 시위대는 이날 대학교수와 변호사 노동조합 등이 새로 가세하면서 약 일주일 전 20만명 가량이 타흐리르 광장에 모였을 때에 버금갈 만큼 크게 세를 불렸다. 고님은 이번 시위의 도화선 역할을 한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라는 페이스북 관리자로 지난해 6월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29세 청년 사업가 칼레드 사이드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위해 페이스북을 만들었으며 이 페이지는 금세 47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며 반정부운동의 사이버 본부가 됐다. 지난달 27일 밤 친구 집을 나서던 그는 네 명의 괴한에게 납치됐고 그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자 SNS는 물론 국제인권단체도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고 지난 7일 이집트 당국은 유화책의 일환으로 그를 석방했다. 신복례 기자

2011-02-08

복잡계 이론으로 본 이집트…빵 한 조각이 국가 붕괴시킨다

빵을 생명이라 부르는 나라       권력 공백에 취약한 이집트 국제 밀 가격 상승에 직격탄       시위 사태에 정부 제 기능 못해 식량 불안이 반정부 시위로       오히려 빵값 가파르게 올라 이집트인들에게 빵은 생명이다. '국민 음식'인 둥글넓적한 빵을 '아이시(Aysh.아랍어로 생명이란 뜻)'라고 부른다. 이름뿐 아니라 현실도 그렇다. 전체 가구의 90%가 정부가 보조하는 빵을 먹는다. 60%에겐 주식이다. 그 때문에 빵값이 조금만 올라도 격렬한 반응이 나온다. 1977년 정부가 빵을 포함한 주요 식료품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폭동이 일어났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친 이 폭동을 서방 국가들은 '이집트 빵 폭동(Egyptian Bread Riots)'이라고 불렀다. 최근 이집트를 뒤흔들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도 빵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등 외신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에 대한 거부감 못지않게 빵값 인상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시민 봉기를 촉발시켰다고 분석했다. 8일(현지시간) 현재 이집트 시위 사태는 소강국면을 맞고 있다. 보름째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이제 끝내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뇌관'이 남아 있다. 바로 빵이다. 식량 사정이 악화될 경우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급해 시위에 소극적이던 사람까지 거리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빵 만드는 밀 60%를 수입= 이집트의 빵값은 주재료인 밀의 국제 거래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 국내 밀 수요의 60%를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약 930만t을 수입했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집트 정부는 해마다 거액을 들여 밀 가격 변동의 충격을 흡수해 왔다. 민심을 좌우하는 빵값을 묶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이래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중국에 가뭄 호주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공급량이 줄면서 국제시장의 밀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내 밀 가격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올랐다. 밀 가격 상승은 식량 수급에 대한 불안 무능한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를 낳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면서 정작 빵값이 올랐다는 점이다. 이집트 정부는 그간 빵값 안정화를 위해 보조금 지급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해 왔다. 수입 밀을 들여오는 항구 운영은 물론이고 수송 트럭 제분소 빵가게까지 직접 챙겼다. 반정부 시위 발발 후 이런 기능이 마비되자 빵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값싼 5피에스타(약 9원)짜리 빵은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50피에스타짜리는 60피에스타에 팔리고 있다. ◇전체 시스템 붕괴할 수도= 현재까지 이집트의 시위 양상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편이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가득 메운 시위대는 '형제'들에 대한 폭력을 자제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식량 상황이 더 악화되면 시위의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비폭력적인 민주화 시위가 격렬한 식량 폭동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는 최근 일본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이 선정한 '식품가격 인상으로 국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나라' 6위에 꼽히기도 했다. 〈그래픽 참조〉 학계에선 한발 더 나아가 빵 문제가 이집트의 사회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저명한 복잡계 이론 연구기관인 미국 뉴잉글랜드복잡계연구소(NECSI)의 야니르 바-얌 소장은 최근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의 지배구조는 최상층부가 건재할 때만 유지된다"며 "권력 공백이 이어지면 전체 시스템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집트는 상호 맞물려 있는 경제 체제(interlocking economic system)다. 각 부문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고 상호의존적이다. 이런 조직은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으로 쉽게 전파되는 특성이 있다. 바-얌은 또 이집트가 장기간의 독재 스트레스로 '자체 임계 상태(state of self-organized criticality)'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모래를 쌓아올려 만든 산이 마지막 모래 한 알에 한순간에 무너지듯 미미한 계기로도 격변에 휩싸일 수 있는 상태란 것이다. 캐나다 워털루대의 정치학자인 태드 호머-딕슨 교수도 같은 견해다. 그는 저서 『업사이드 오브 다운(Upside of Down.2006)』을 통해 "식량 부족이나 기아가 복잡한 근대 시스템에 파멸적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 학자다. 호머-딕슨은 "모든 건 최후의 상황을 맞기 전에 (이집트의) 각 시스템이 다시 정상 가동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복잡계(Complex System) 이론= 얼핏 작은 사건처럼 보이는 수많은 변수가 유기·복합적으로 작용해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고 보는 이론. 경제문제 등 세상의 질서를 개별 요소별로 단순화해 분석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자연·사회과학의 다양한 영역에 응용되고 있다. 김한별 기자

2011-02-08

이집트 반정부시위로 국제적 관심 '투탕카멘' 전시회 열기 더 뜨겁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나라 안은 쑥밭이 돼 있는 이집트지만 나라 밖에서는 여전히 웅장하고 고고한 문화에 대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90년전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킨 '투탕카멘' 전시회는 1970년대 미국 순회 전시를 통해서만 무려 800만여 관람객을 동원했으며 최근 가진 뉴욕 전시에선 9개월간 400만여명을 기록하는 대단한 성과를 냈다. 투탕카멘 전시회(Tutankhamen: The Golden King and the Great Pharaohs)는 오는 18일부터는 미네소타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현재 이집트 시위가 국제적 뉴스인 점을 감안 엄청난 관람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BC 14세기에 재위한 이집트 왕 투탕카멘(1333-1323)은 어린 나이에 즉위 많은 치적을 남긴 후 18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으며 1922년 영국의 이집트 학자 하워드 카터에 의해 발굴될 때까지 무덤 속 유물이 전혀 손상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전세계 가는 곳 마다 엄청난 관람객을 동원하고 있는 전시회에는 무덤에서 출토된 3중 관 속에 누워있는 투탕카멘의 미이라와 미이라에 씌워져 있던 황금 가면 등 온갖 신비스런 유물이 선보인다.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는 2005년간 5개월간 전시 기록적인 관람객을 동원한 바 있다.

2011-02-07

이집트 시위 사태 진정 기미…정부, 공무원 임금인상·구글 임원 석방 등 잇단 유화책

이집트 정부는 민주화 시위가 13일째를 맞은 7일 사태를 진화하기 위한 개혁조치를 추가로 내놨다.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공직부패와 선거부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는 등 개혁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이집트 관영 뉴스통신인 메나(MENA)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회와 고등법원에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과 관련한 부정선거 사건들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오는 8일부터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각료 3명과 집권 국민민주당(NDP) 고위 관료 1명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기로 하는 등 부정부패를 일소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집트 정부는 오는 4월부터 공무원의 급여를 15%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실종됐다가 보안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확인된 구글의 이집트인 임원 와엘 그호님도 이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중동ㆍ아프리카 마케팅 담당 책임자인 그호님은 콘퍼런스를 위해 고국을 방문했다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남겼으며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지난달 28일부터 연락이 끊겨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추정돼 왔으며 이후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호님의 실종에 대해 함구해오던 이집트 당국은 지난 6일 가족들에게 연락해 그를 7일중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그호님의 동생인 하젬 그호님이 전했다. 거센 시위로 중도 퇴진 위기에 내몰렸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정부와 야권 대표자들 간의 개혁 협상 개최와 미국 행정부의 점진적 권력이양안 등에 힘입어 현직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상공회의소 연설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집트는 협상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집트 사태 해결을 위한 이집트 정부와 야권 세력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4.6청년운동' 등 타흐리르 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까지 정부 측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집트를 떠날 필요까지는 없다"면서도 "정치적 책임을 지고 권력을 이양한 후 물러나야 한다"고 말해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촉구했다.

20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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